유기견, 유기모의 숫자를 부풀려 지자체로부터 수천만 원의 유기동물 처리 보조금을 챙긴 수의사 등이 적발돼 안양시민들의 분개를 사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지역 모 유기동물보호소 소장 한 모(49·수의사)씨와 수의사회 회장 김 모(48)씨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한 동물병원장 9명과 유기동물보호소 대표 3명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유기묘 중성화 사업(TNR·Trap Neuter Return)을 진행하며 버려진 동물 마릿수와 중성화수술 이력을 부풀리고 사진을 중복 제출하는 수법으로 2009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보조금 7300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유기동물을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할 경우 지자체에서 마리당 8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성남, 안양, 광주, 광명, 의왕 등 경기지역 5개의 지자체와 서울시 중랑구, 구로구, 동대문구 등 서울 3개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 모씨는 “국민을 기만하고 서류조작으로 세금을 취하는데 안양시가 수수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시에서 직영으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관리·감독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유기생명들이 학대 속에서 무차별하게 죽어나가진 않았을 것이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평촌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씨 역시 “보조금을 지불하는데 있어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체계적인 관리와 내용을 관람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며 안양시의 시정을 촉구했다.

다수의 시민들이 생명경시풍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며 용역을 통한 것이 아닌 직속 동물보호소 운영을 바라는 추세다.